여수 백야도 등대, 콘탁스 T3

2018.10.03 12:01

내 몸이 가장 편안함을 느끼는 장소가 어디일까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감미로운 음악이 흘러나오며 따뜻한 커피를 불러내는 집 근처 커피숍도 좋다. 어떠한 시선의 의식 없이도 편안하게 옷을 입고 아주 천천히 마음을 내려놓으며 걸을 수 있는 집 앞 공원도 좋다. 어디에서든 그 특유의 감각적인 공기가 있으면 나는 그 환경에 매료될 수 있을 만큼 감각이 충분히 열려있다. 어떠한 스트레스가 내 어딘가를 관통 했을 때 단번에 회복할 수 있으며 어디에서든지 단 몇 일이면 적응할 수 있을 정도로 나의 심적 여유는 탄력젹이다. 여수 바다를 찾았을 때 이미 나의 감각이 최고조에 위치했을 때 였다.

바다와 마주하기 위해서는 마음이 열려있어야 했다. 그 짭쪼름한 바다향이 코 끝을 자극할 때 침실 이불향처럼 가까이 받아들일 수 있었다. 출렁이는 파도의 틈에서도 어떠한 불안이 느껴질 때 나의 두 다리는 누구보다 강하게 땅을 지지했다. 선선히 불어오는 바람에 힘이 실려올 때면 나의 팔은 어딘가에 붙잡을 수 있을 정도의 큰 힘이 느껴졌다. 어떠한 외로움이 바다의 포말처럼 밀려올 때 누군가를 불러낼 만큼 기력도 충분히 느껴졌다. 나는 이런 자연에서 '나'를 찾을 수 있었다. 바다를 보지 않고 '나'를 보았다. 공기가 내 코를 지나 온 몸을 구석구석 지나며 딱딱하게 굳어있던 불편함 마음 조차 가볍게 만들었다. 


ㅡ 2018년 7월, 여수 어느 바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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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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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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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10.08 16:14 신고

    항상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토니님의 글에 어울리지 않는 댓글을 달아서 죄송합니다...
    현상소 사장님께 한 말씀을 하셔야.....
    스캐너에 먼지 한톨 들어갔나 봅니다.. 가로 한줄 주욱~ 다 나오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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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10.08 17:05 신고

      아 그렇군요.
      이번에 6롤을 현상소에 맡겼는데
      그 중 유통기한이 지난 포트라 800 필름만 가운데 줄이 선명하더군요.
      fuji c200이나 기타 필름은 이상이 없었는데 말이죠.

      아무래도, 유통기한이 지난 필름을 사용해서 그런 것 같아요. ㅎㅎ

      이번에 울트라 맥스 400을 6개나 샀어요. 울트라맥스로 찍는 멋진 사진들도 기대해주세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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