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름으로 찍은 내 방 사물들

2018.08.24 19:13












몇 개월 째 방치 된 콘탁스(contax) t3을 꺼내 집에 보이는 몇 몇 사물들을 찍었다. 사물의 모양이 예쁘거나 인상적이었다기보다 오랫동안 작동하지 않아 손상된 건전지가 필름이나 기기에 영향을 줄 것 같은 노파심에서다. 사진기를 들고 천천히 방안의 사물들을 탐색해보았다. 눈 앞에 보여진 형형색색 말끔히 개어진 수건들과 오랜 애착이 있는 코트를 찍었다. 바닥에 흐트러진 속옷들과 양말들도 찍어보았는데, 현상 스캔을 하며 인상을 찌푸릴 사진기사가 생각나 미안하면서도 약간의 웃음이 났다.


요즘은 방안 구석구석을 청소하며 평소 눈길 조차 주지 않았던 작은 사물들에 관심을 준다. 그러다 필요 없다고 생각되는 것들은 과감히 버리고 사용할만한 것들은 말끔히 닦아 가지런히 정리해놓거나 서재에 올려둔다. 엊그제는 더러워진 바닥에 괜한 심보를 내며 비싼 바닥청소기까지 샀다. 청소기로 한 번 밀고 물걸레 질을 하고 나면 세수를 한 것 마냥 개운함이 든다. 요즘은 이렇다할 심심함을 느낄 틈 조차 주지 않는다. 나도 모르게 우울해질 때면 그 깊이조차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힘이 쭉 빠진다. 내일은 비까지 온다. 밖이라도 나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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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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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ni Magazine Editor. #therapist, #writer, #photographer ㅡ to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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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08.27 19:33 신고

      특별한 의미는 없습니다. : ) 색깔이 예뻐서 찍어보았어요. ㅎㅎ 저기 코트는 제가 자주 애용하는 물건이에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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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08.27 01:56 신고

    저는 비가 오면 회사에 가기가 싫어요. 그래서 팀장님의 상냥함(..)을 이용해 오전반차를 쓰거나 합니다. 뭐 특별히 일이 있는 것도 아닌데 그냥 좀더 침대에 구르고 싶은 날이 있는 거에요. 태엽이 반쯤 풀려있는 상태라고 해야할까요. 아마도, 누구나에게 그런 날들이 있을 겁니다. 그것은 망친 시험 때문이기도 하고, 툴툴거리는 애인 때문일 수도 있으며, 0이 몇개 없는 통장 잔고나, 또 나의 조그만 마음 때문이기도 하겠고.. 사실 아무런 이유 없이 쳐질 수도 있어요. 어쩔 수 없는 거니까, 흘려 보낼 수 밖에 없어요. 평소보다 맛있는 것을 먹으면서, 조금 더 소비하면서, 내가 좋아하는 일들 - 무작정 잠자기, 주스 마시기, 책읽기, 노래부르기, 예쁜 글씨 써보기, 길고양이랑 눈맞추기, 춤추기 등등 - 으로 시간을 채우면서, 그렇게 이 꿀꿀함이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것이죠. 모쪼록 주위에 그런 즐거움을 줄만한 것들, 위안이 되는 것들이 있기를 바래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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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08.27 19:35 신고

      좋은 나눔 감사드립니다. : ) 저는 몇 달 동안 좋지 않은 일들이 있어 마음이 편치 않았었네요. ㅎㅎ 요즘 네이버 블로그에 종종 들어가 요즘 업데이트 하신 글들 보고 있습니다. 자주 안부 여쭙겠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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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08.28 18:46 신고

    필름 접으셨나.. 생각 했더랍니다.. @.@
    콘탁스 T시리즈 특유의 톤이 부러워서 포스팅을 기다렸었는데 드디어 볼 수 있게 되었네요.. ^^
    횟수로 2년째 방치중인 제 카메라도 살펴봐야겠습니다..
    날씨가 좀 선선해지면 묵힌 필름 넣고 골목길 탐방하러 가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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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08.30 09:51 신고

      하하 땀똔님 방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 필름도 두둑하게 구입해놨으니 자주 찍고 포스팅할게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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