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 지금 쳐다보지마 외 8편 / 대프니 듀 모리에

2018.05.28 14:54

일상을 넘어 또 다른 세계로의 확장과 이해

ㅡ 지금 쳐다보지마 외 8편 / 대프니 듀 모리에


대프니 듀 모리에의 저작 지금 쳐다보지마 외 8편은 불안과 공포 그리고 절묘한 상상력과 결합하여 우리가 느끼는 평범한 일상의 변화를 그려낸다.

 

첫 번째 소설 <지금 쳐다보지마>는 책의 타이틀을 장식하고 있는 소설로서 어린 딸아이의 죽음의 아픔을 잊기 위해 아내와 함께 이탈리아 여행을 오게 되면서 겪게 되는 이야기로 시작된다. 음침한 기운을 품어내는 쌍둥이 노파에게서 불길한 기분을 느낀 남편은 여행 중 아들이 병에 걸렸다는 소식을 전화로 듣게 된다. 아들의 걱정에 앞서 먼저 집으로 떠난 아내를 우연히 페리에서 보게 되고 혹시 노파들이 꾸며낸 범죄에 연루된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에 경찰에 신고를 하게 된다. 하지만 고향에 잘 도착하여 아들을 돌보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지금까지 자신이 착각을 했고, 무고한 노파를 의심한 것에 죄책감을 갖는다. 결국, 자신이 생각했던 예언이 실제로 발생되어 목숨을 빼앗기게 된다. 마지막 결말에서 겪게 되는 비극적인 죽음은 허무함과 함께 섬뜻한 공포로 다가온다.


두 번째 소설 <새>는 평범한 새들이 일정한 시간에 맞춰 인간을 습격하면서 단란했던 가정과 국가가 큰 파국을 경험하는 짧은 스토리이다. 가정을 지키기 위해 생물체들과 처절히 맞서 싸우며 인간이 경험하는 불안과 공포, 가족의 사랑을 잘 담아냈다. 이 소설에서는 새들이 인간을 왜 공격하게 되었는지, 결국 새의 습격에게서 인간이 극복할 수 있었는지에 대한 내용을 열릴 결말을 통해 제시하고 하고 있다. 독자들이 앞으로 펼쳐질 세계를 상상할 수 있는 기회로 제공한 작가의 배려로 생각되었고 독자와 서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공간처럼 느껴졌다.


세 번째 소설 <호위선은> 작가가 살았던 20세기 초반의 시기를 잘 반영하듯 전쟁이 한창이던 해역을 지나던 선박 걸스윙 호의 선장이 병에 걸리게 된다. 주인공이 대신 배를 이끌어야 하는 상황에 유보트로 추측되는 적의 배가 출몰하게 되면서 어뢰를 맞을 수 있는 급박한 상황에 놓인다. 이 때 한 범선이 진로를 바꾸며 주인공의 배를 호위한다. 그 덕분에 무사히 항구에 도착하지만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지고 100년도 넘은 군가 릴리벨로를 부르며 그들이 과거의 인물들이며 시간을 초월하여 자신을 구해준 해군의 영웅 허레이쇼 넬슨제독을 암시한다. 과거의 인물을 현재로 시점으로 등장시킴으로써 사건에 대한 흥미와 웅장하면서도 기묘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네 번째 소설 <눈 깜짝할 사이>는 일종의 타임워프를 소재로 다룬 소설이다. 딸을 홀로 키우는 과부 주인공은 교통사고를 당한 순간 20년 후 미래로 이동하게 된다. 당황한 주인공은 자신의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하지만 오히려 정신병자로 취급당하며 시련을 겪게 된다. 그럼에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과거의 흔적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결국 현실로 돌아오는 것으로 암시되는 상황을 맞이한다. 순박한 성격으로 묘사된 여성이 자신의 진실을 설득하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하는 모습에 안타까운 마음이 느껴졌다. 이와 동시에 다른 사람들의 시선처럼 주인공이 혹여나 정신적 질환으로 인해 시공간을 다르게 느끼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의심도 되었다. 주인공과 배경인물들의 말에 따라 진실이 다르게 느껴지는 한 편의 퀴즈 같은 이야기이다.


다섯 번째 소설 <낯선 당신, 다시 입 맞춰줘요>는 이성에 관심이 없던 한 남성이 한 여성에게 매료되어 사랑을 얻기 위한 과정에서 발생하는 반전 이야기이다. 주인공이 좋아했던 여성이 공군이라는 공통점을 지닌 3명의 남성을 잔인하게 죽였던 결말을 보여며 주인공은 어떻게 살인의 위협에서 벗어날 수 있었는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또한, 한 주인공의 순수하고 절실했던 마음을 가차 없이 무너뜨리고 있어 사랑에 대한 욕구는 하나의 환상에 불과할 수 있다는 점을 드러낸다. 여기에 더 해 이 소설에 중반에 남성들이 여성의 투표권을 언급하며 무시하는 듯 한 발언을 보여주며 당시 남성들의 사회적 시각과 분위기를 비판하려 했던 것은 아닐가 생각도 들었다. 


여섯 번째 <푸른 렌즈>는 시력을 잃은 한 남성이 렌즈를 삽입받는 수술로 시력을 회복하지만 자신에게 도움을 준 병원관계자와 주변 사람들이 짐승 가변을 쓴 것 처럼 보이면서 발생하는 이야기이다. 이것은 독자들에게 재미와 흥미를 유발하는데 영화 주토피아처럼 인간의 본성을 지니면서도 모습은 토끼, 뱀, 고양이를 연상하게 한다. 특히 수려한 외모를 기대했던 자신의 담당 간호사가 뱀의 모습으로 나타나면서 보여지는 주인공의 솔직한 감정 표현은 재미를 나타낸다. 결국 발작을 일으켜 새로 눈을 수술하게 되면서 다시 주변의 사람들은 원래의 모습으로 보여지지만 새로운 결말을 기대하듯 다시 문제의 상황으로 회기한다.


일곱번째 소설 <성모상은> 바다에서 일하는 남편을 둔 한 여성의 이야기이다. 순박한 어부의 젊은 아내는 위험한 바다로 간 남편을 위해 마을의 교회 성모상에서 기도를 한다. 그 회답으로 성모 마리아가 남편을 축복하는 듯한 환영이 보이지만 그것은 교회 구석에서 다른 여자와 불륜을 저지르는 남편의 그림자로 보여진다. 남편을 위한 아름다운 여성의 사랑이 비극과 연결 지어지면서 초점은 사랑에서 배신으로 이어진다. 당시 여성들이 처할 수 있었던 비참한 시대상을 문학을 통해 표현하고자 했던 중요한 메시지를 읽을 수 있었다.


여덟번째 소설 <경솔한 말은> 성모상과 마찬가지로 짧은 단편으로 맺어진 한 직장인의 이야기이다. 직장 상사와 결혼 예정이었던 한 여성을 만나게 되는데 주인공은 과거 자신에게 사기를 꾸렸던 사람이라 말하게 되면서 감사 대신 오히려 해고를 경험하게 된다. 자신의 동일한 처지에 빠지지 않기 위해 침묵대신 용기를 택했던 주인공의 순수한 마음과 반대되는 상황을 경험한 것이다. 우리는 선의에 의해 행동한 결과가 때론 의도하지 않은 비참한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이 스토리를 통해 말하려 했던 것은 아닐까 생각되었다.  


마지막 소설 <몬테베리타>는 단편 소설의 끝을 표현하려 한 듯 그 스토리가 상당히 길고 주인공의 감정을 상세히 잘 표현해냈다. 이 이야기는 주인공이 친구 빅터가 아름다운 여성 애나와 결혼에 이르는 과정에서 겪게 되는 기묘한 내용을 담고 있다. 친구의 아내에게 첫 눈에 반하고 대화가 통하면서 사랑하지만 도덕적 죄책감과 사회적 시선으로 인해 마음에만 담아두게 된다. 이러한 상투적 전개에서 벗어나 문득 떠나게 된 몬테베리아라는 미지의 땅에서 애나는 여사제의 부름에 이끌려 종적을 감추게 되고 빅터는 아내의 구하기 위해 소식을 끊고 20년 간 그 곳에 정착하며 살게 산다. 우연히 비행기 사고로 십 수년이 지난 뒤에 주인공이 몬테베리아에서 빅터와 재회하고 계속되는 마을여자들의 실종으로 분노한 사람들이 몬테베리타 땅을 공격한다는 경고를 알리기 위해 미지의 땅에 들어가 애나를 만나 자신의 감정을 확인한다.

 

이야기의 초반에 보여진 주인공의 솔직한 감정과 행동은 불륜과 같은 스토리로 이어지기에 충분했지만 작가는 서스펜스적 요소를 드러내며 스토리를 몬테베리아라는 실존공간과 연결시킨다. 결국 애나를 비롯하여 미지의 땅의 사람들이 나병에 걸리면서 천국으로 보여지던 공간의 환상이 깨진다. 과거 애나의 모습을 그리며 함께 살아가기를 간청했던 주인공은 달라진 애나의 모습을 보며 포기한다. 이는 인간의 사랑이 오직 순수한 마음만으로 살아갈 수 없음을 생각하게 한다.

 

8개로 구성된 단편 소설에서 연결되는 지점은 매일 반복하며 지내는 공간과 시간, 사람, 물건이 나의 욕구와 다르게 전개 될 때 우리는 어떤 생각과 감정을 가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다. 현재와 같은 감각으로 보고 느낄 수 있고 이전과 다른 시선과 태도를 가지며 살아갈 수도 있다. 

마침 우리는 급격하게 변화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그간 정치적·군사적 논쟁으로 다퉈왔던 북한과도 종전선언을 위한 대화를 나누며 통일을 향해 달려가고 있고, 일부 학교에서는 교과서 대신 테블릿 PC를 활용하여 수업을 진행하기도 한다. 버튼하나로 지구 반대편에 위치한 상점에서 물건도 구입이 가능해졌다. 이처럼 복잡 다양해지는 시기에는 삶을 다양하게 바라보고 행동할 수 있는 유연한 사고와 능력,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도 잘 버텨낼 수 있는 지혜와 인내가 요구된다. 

작가는 일상에서 전개되는 예측 가능한 상황을 다르게 전개해봄으로써 우리에게 다양한 시선과 행동을 가질 수 있는 기회를 주려한 것은 아닐까. 단순하게 보일 수 있는 일상의 흐름을 한 번 깨뜨려봄으로써 익숙함을 변화해보고 남들이 외면했던 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포용적 사고가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필요한 것을 마치 예상하고선 말이다. 



책 읽은 기간 : 2018년 5월 15일 ~ 5월 26일 (11일 간)

책 구입 처 : yes24

작성자

Posted by 토니

작성자 정보

Toni Magazine Editor. #therapist, #writer, #photographer ㅡ toni.co.kr

관련 글

댓글 영역

블로그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