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 어치계곡

2017.08.20 12:06

광양 어치계곡에 1박 2일 숙박을 했다. 어치계곡은 전라나도 광양시 백운산 자락에 있는 계곡으로 성불계곡, 동곡계곡, 금천계곡과 함께 백운산 4대 계곡으로 불리며 그 중 가장 깊은 곳이라고 한다. 어치계곡은 자연 생태계 보호지역에 가장 접근하기 쉬운 계곡이자 일명 백운산 고로쇠 악수의 공급처 역할을 하고 있어 유수가 가득했고 물이 참 맑았다.  어제 그곳을 친척 6명과 다녀왔다.

 

 

여수에서 출발하는 코스로 공업단지를 10km를 지났을까. 이순신 대교가 한눈에 보였다. 그 곳을 통과하자 하늘에는 주탑과 주탑 사이를 촘촘히 연결한 케이블이 공허한 광양을 가득채웠고 다리아래는 조그마한 컨테이너 선박 몇 채가 지났다. 여수산업단지와 광양산업단지에서 내뿜는 허연 연기는 다쓴 연료를 증류하기 위한 것이라는데 보는 내내 기분이 좋지 않았다. 자연환경을 철저히 오염시키는 후진국형 산업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을 때 쯤. 백운산 자락을 둘러 꼬불꼬불한 도로에 들어섰다. 산중턱에 들어선 몇 몇 집들이 보였고 그 곳에는 몇 몇 농부들이 부지런히 일을 하고 있다. 버스 정류장에는 시내로 나가려는 할머니들과 길을 찾기 위해 잠시 차량을 주차한 외지인들도 있다. 5km를 더 올라가면 계곡이 보인다. 엊그제 비가 한바탕 내린 덕분에 유수가 빠르고 물 덩이에는 물이 가득하다. 아마 서울 경기부근에 위치했더라면 사람들이 가득했을텐데.. 이 곳은 티벳마을처럼 조용하다. 그 고요함을 우리가 깨뜨린게 아닐까 자연에 미안함도 들었다.

 

 

서둘러 짐을 풀고 계곡에 나갔다. 우리보다 앞서 도착한 일행들이 사용하는 물웅덩이에 합류했지만 그리 불편해하는 눈치는 아니였다. 그 반대편. 그러니까 오른쪽에 위치한 좌상에 앉아 과일과 음식을 먹었다. 옷이 젖는 느낌이 싫어 물에 들어가진 않았다. 사실 출발 전 옷을 챙기며 계곡 수영을 할까 단념도 했지만 막상 오니 물이 차갑기 했고 선선한 바람이 불어 좌상에 가만히 앉아 있는 것이 몸이 이완되고 더 좋았기 때문이다. 좀 더 운동을 열심히하고 다이어트도 했더라면 윗옷도 벗고 몸 자랑도 했을텐데...운동의 목적은 건강에 있었지만 사실 나는 타자의 관심과 칭찬에 관심이 더 가는 편이다. 

 

 


 

저녁을 먹고 해가 떨어지자 저녁 낚시를 갔다. 1m 남짓의 대나무 끝에 낚시줄에 미끼를 매달아 계곡 돌 틈 사이에 쑤셔넣으면 '피라미'와 '산메기'가 물었다. 일부 산메기는 미끼를 먹지도 못한 체 낚시바늘에 걸려있을때면 운이 좋았지만 대부분은 미끼만 먹고 가버렸다.  미끼를 낚시줄에 끼우기 위해 후레쉬를 비추면 불 빛을 보고 산나방들이 모여들어 몸에 달라붙었다. 갑작스럽게 날라온 벌레들은 일부로 놀래키려는 듯 시선주변으로 빠른 속도로 날라다녔는데 이러한 행동들이 마치 자연을 위협하는 이방인을 몰아내려는 것 같았다. 투덜투덜 짜증을 내며 숙소로 들어왔다. 잡은 산메기와 피라미가 15마리 남짓 되었다. 매운탕거리가 충분히 된다며 버리지 말자는 의견과 내일 먹을 것이 많다며 계곡에 놓아주자는 의견이 나눠졌지만 결국 모두 놓아주었다. 

 


 

오랜만에 편안한 '쉼'을 했다. 마치 1달의 휴식을 가진 것 처럼 몸이 이완되고 답답한 마음이 뻥 뚫린 것 처럼 좋았다. 계곡은 4년만이었다. 그러니까 도서관에서 책을 잃거나 집에서 영화를 보는 지루한 휴일에서 벗어나본 것이다. 자연에서 샤워를 하고 나온 이 기분을 자주 느껴볼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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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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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ni Magazine Editor. #therapist, #writer, #photographer ㅡ to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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