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 / 올리버색스

2018.05.08 09:23

정신장애에 대한 포용과 이해 그리고 존중.

ㅡ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 / 올리버색스


정신장애는 신체장애처럼 얘기하지 않으면 금방 눈에 띄는 장애도 아니고 정신장애임을 커밍아웃했을 때 고정관념이나 선입견 등으로 불합리한 불이익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정신장애인임을 나타내기 몹시 꺼려하는 특성을 가진다. 그 이유로 편견이 있다. 고민하지 않고 사유하지 않을 때 우리는 사회적 편견에 기댄다. 편견은 이미 사회적으로 주어져있는 통념이고 정신질환자는 바로 그 편견에 둘러싸인 대표적인 존재이다. 비인권적 차별, 낙인 배제 등으로부터 이들을 지켜주는 중요한 수단으로 인권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 시작은 우리 주변에 있을 정신장애인의 기본적인 삶에 대한 고찰과 다름에 대한 존중, 따뜻한 시선에 있다.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는 우선 제목부터가 우리의 시선을 끈다. 1985년에 출판된 책으로 이제 25년 남짓 지났다. 그러나 그간 과학도서분야로 25년 가까이를 꾸준히 팔렸으니 그 동안 사람들의 꾸준한 관심과 사랑을 짐작할 수 있다. 이 책은 남들과는 조금은 다른 내면세계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 즉 독특한 정신상태를 가진 사람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그들의 자아를 사유하며, 탐구하고 기록하였다. 


 책의 제목으로 이야기 된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는 뇌의 특정 부위에 입은 손상으로 추상적인 이미지를 잘 보이지만 시각 이미지 사이의 구체적 관계는 보지 못하는 사람이다. 색스는 이 사람의 의식을 탐구하면서 우리가 사물을 본다는 것, 혹은 판단하는 것은 무엇이며, 또 어떻게 이루어지는가를 사유한다. 하지만 여기에는 올리버의 색스의 따뜻한 시선이 담겨있다. 내면 인식 불능증이라는 우수꽝스럽게 보일 수 있는 행동들에서 그는 재능을 보았고 긍정과 칭찬으로 환자를 지지한다. 


또한, 어린 시절부터 차가운 사회적 시선에서 좌절했을 뚜렛 증후군 환자에게서는 병의 기질적 원인을 밝히며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에 결코 굴복하지 않으려는 내적 동기를 살핀다. 자아가 충동에 의해 압도되는 상황에서도 끊임없이 싸워나가는 환자를 주체성을 가진 불굴의 인간으로 보며 충동은 병보다도 강한, 용맹스러운 건강이라 말한다. 이는 마치 니체의 위버맨쉬를 떠오르게 한다. 


저자는 독특한 행동과 사고를 가진 사람들이 우리가 느끼지 못하는 사이에도 마음의 상처를 지니며 살아가고 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을 말하고 싶어 한다. 기질적 문제를 통해 다양한 모습으로 다가오는 환자들에게 우리는 어떤 마음과 시선이 필요할까. 여기에는 인간이라는 중요한 가치 아래 더불어 살아갈 이웃이자 동료로서 사회의 따뜻한 포용이 필요하겠다.


우리나라 정신장애 문제를 접함에 있어 뼈저리게 느끼는 점은 아직 정신장애에 대한 다양성을 수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경증 정신장애인들 중 많은 퍼센트가 아직도 병원 등의 시설에 감금되어 있고 나오더라도 낙인과 차별로 철저히 배제되고 있다. 경제적 열악성이라는 이중고로 스트레스가 가중되면서 고질적인 만성질환자가 되어 감금되기 쉬운 구조에 놓여 있는 것이다. 


많은 해결 책 가운데에서도 시급한 것은 편견을 해소하는 일이다. 정신장애인의 범죄율이 0.08퍼센트에 불과하다. 이는 일반인 범죄율이 1.2퍼센트에 비교할 때 1/15보다 더 낮은 비율이다. 하지만 정신장애인의 범죄를 부각하고 왜곡하여 일반화된 고정관념을 만들었다. 정신질환이라는 요소의 특이성으로 가산점을 얻으려 한 것이다. 언론에서 정신질환자로 명명할 때, 그 다양한 존재 조건은 정신질환이라는 단 하나의 속성에 함몰되어 버린다. 마치 정신질환자는 사회 속에 있어서는 안 될, 정신병원 내에서만 존재해야 하는 의미로서 말이다. 정신질환자는 주로 사회 안전을 위협하는 가해자로, 사회 안전을 지키기 위해 정신병원에 가둬야 한다는 주장은 사회의 암묵적인 동의, 그리고 일부 전문가들의 주장은 타당성을 얻으며 그 해악성에도 불구하고 긍정되어 버린다. 지역사회에는 분명 자기 관리하며 잘 살아가는 정신질환자도 존재한다. 올리버 색스가 돌봐온 환자들처럼 지역사회에서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일 뿐이다. 


정리하자면, 지역사회 내에서는 그들의 삶 전반에 걸친 이해가 반드시 교육되어야 한다. 즉, 인식의 전환은 미국이나 선진국에서처럼 정신장애 관련 전문가 뿐 아니라 학교 현장 등에서 학생들과 교사들이 정신장애 당사자의 관점에서 깊은 이해를 위한 교육이 이루어져야 하고 특히 방송매체 등 언론 등이 갖는 영향력은 지대하므로 이 분야의 종사자들의 관심은 더욱 필요하겠다. 


정신장애인의 인권은 한 사회의 인권 수준이 얼마만큼 성숙하였는지 가늠할 수 있는 인권의 바로미터 역할을 수행한다는 점에서 앞으로 우리 사회가 보다 다양성에 대한 폭넓은 이해로 선진화되기 위해서는 정신장애인의 삶을 바라보고 편견과 차별을 줄 일 수 있는 시민들의 많은 노력이 요구된다. 




책 읽은 기간 : 2018년 5월 1일 ~ 5월 5일 (4일)

책 구입 처 : 교보문고 광화점

작성자

Posted by 토니

작성자 정보

방문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관련 글

댓글 영역

  • 프로필 이미지
    2018.05.26 22:46 신고

    정신장애인의 인권은 한 사회의 인권 수준이 얼마만큼 성숙하였는지 가늠할 수 있는 인권의 바로미터 역할을 수행한다는 것. 정말 와닿는 것 같아요.
    저도 저희 학급에 장애인 친구를 도와주는 일(가우친구라고 하더라고요)을 하고 있어요. 근데 봉사시간을 준다는데... 작년엔 받았는데 올해는 안받았어요. 친구가 되는건데 그게 봉사인지도 모르겠고, 무엇보다 저는 그 친구가 저랑 친구여서 정말 감사하고, 또 행복해요. 제가 오히려 더 많이 받는 거 같아요.

    그 친구가 지적장애, 지체장애 둘 다 1급인데, 가끔 복도에서 괴성을 질러요.
    저는 괜찮은데, 다른 동생들이나 사람들이 장애인을 꺼려하거나 무섭다고 보게 될까 걱정되는 부분도 있는데, 생각해보면 그 친구 입장에서는 기쁜 마음을 표현하는 건데 그걸 하지 말라고 하면 안될 것 같고요...

    소개해주신 덕분에 한번 읽어보려고 해요. 감사합니다!!

    • 프로필 이미지
      2018.05.29 10:19 신고

      방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책을 읽고 정신장애인의 인권이 생각나 이 부분과 연결지어 글을 적어보았어요. : ) 작가의 따뜻한 마음이 전해져 기분이 좋았습니다.

블로그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