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를 찾고 싶은 날에는

2017.09.12 00:24

가을이 시작되었다. 밤이 어찌나 깊어졌는지 아침에 눈을 뜨고 창문을 보면 사람을 식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어둡다. 다시 1시간은 잠에 빠져있다가 포근하고 따사로운 느낌 때문에 퍼뜩 정신이 든다. 샤워를 하고 출근 준비를 마치고 시계를 보면 항상 아침 시간이 모자란다. 아침 먹을 짬도 낼 수 가 없다. 무엇이 나를 이렇게 바쁘게 하는 것일까. 매일 주말 아침이면 좋겠고 학생처럼 방학이 없겠지만 1달 정도 휴가가 주어졌으면 좋겠다. 그래. 일주일 휴가라도 좋겠다. 답답한 일상에서 한 발 떨어져 두런두런 산보를 하고 야경좋은 호텔에서 시원한 맥주 한잔과 이른 아침은 라운지에서 샤베트를 먹고 커피를 마시고 싶다. 나른한 오후에는 사우나를 하고 예매한 기차를 타고 강원도 춘천으로 가을맞이 소풍을 가고 싶다. 나는 어려서부터 여행을 많이 해보지 못했기 때문에 가끔 주책스러운 여행도 괜찮다


놀 때는 떳떳하게 노는 게 좋다. 하지만 약간의 도덕적 부담감을 느끼는 게 꼭 나쁜 것만은 아닐 것이다. 그런 부담감은 노는 시간과 방법을 스스로 제한하는 데 도움이 된다. 떳떳하게 놀고 싶어서 가족과 사회에 대한 도덕적 책임을 더 적극적으로 감당하도록 자극한다. 삶에는 선악과 옳고 그름을 명확하게 재단할 수 없는 것이 많다. 놀이가 그렇다. 지나치지만 않다면, 스스로 죄의식을 느끼지 않아도 될 범위 안에만 있다면, 밝은 마음으로 당당하게 즐기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ㅡ 유시민, 어떻게 살 것인가. 202p. 중 


마음 놓고 휴식을 갖지 못하는 건 노는 것에 떳떳하지 못해서 그런 것이 아닐까. 휴식이 자기발전의 기회를 박탈하고 지식습득에 대한 무책임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강박적 태도는 아니였을까. 허무적 사고에서 볼 때 그리 어렵게 생각할 것도 아닌 것이 나의 사회적 지위는 그래봐야 보통의 사람. 그 살짝 위 정도에서 그 칠 것이 뻔하다. 그러고 볼 때 내적 열망에서 내뿜는 감수성에 있어서는 철두철미하게 반응할 필요도 없었다. 이제는 나를 내려놓을 필요가 있다. 그래야 마침 내 가슴에 걸린 빗장을 부러트릴 수 있고 깊은 호흡으로 마음의 완벽한 평화를 얻을 수 있다. 생존을 위한 과감한 결단. 평온의 방향을 지금 너무 일찍 깨달은 것이 아닐까 살짝 걱정도 되지만 나는 지금 너무 휴식이 필요하다. 나의 답답함에 항의하고 싶고 행복함에 가까운 기쁨을 느끼고 싶다.




17.09.11. mon. ans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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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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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어떻게 살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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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09.13 11:57 신고

    학생일때는 그 여유를 몰랐는데, 직장 다니니 너무 여유가 없더라구요.
    가끔 캠퍼스를 거니는 학생들을 보면 어찌나 부럽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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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09.13 13:13 신고

      작은 취미에 시간을 할애하는 것 조차 버거울 때가 많습니다. 결혼하면 더 조여올텐데 걱정부터 앞서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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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09.14 21:51 신고

    필름의 매력을 오롯이 담고 있는 한 컷이네요.. @.@

    '놀 때는 떳떳하게 노는 게 좋다.'
    제가 지향하는 바입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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