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향수 : 어느 살인자의 이야기》

2017.08.11 11:39

서평 <향수:어느 살인자의 이야기>





몇 년 전 사회학 수업 시간에 19세기 초 파리의 생활 상과 도시 문화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교수는 영화 '향수'의 도입 부분을 보여주었다. 파리 중심가에 자리 잡은 수산시장은 많은 사람들이 분비지만 이에 대한 배려 없이 썩은 생산이 거리에 나뒹굴고 엉망인 하수구 시설 탓에 생선 핏물은 파여진 웅덩이에 고여 있어 인상을 찡그리게 했다. 몇 몇 사람들은 코를 막고 악취와의 싸움에 구분분투하고 있었다. 수업의 이해를 돕고자 잠깐 틀어 준 영화였지만 그 잠깐 등장하는 영화 속 배경과 앞으로 전개될 스토리가 무척이나 궁금했다. 자주 찾는 도서관은 아니지만 그 날 만큼은 반드시 해결 해야 될 과제처럼 책 '향수'를 고르고 하루만에 모두 읽었다.


책 '향수'는 1985에 발간되어 30여 개국 언어로 소개되고 만 2년 만에 2백만 부가 팔려나간 베스트 셀러이다. 아무래도 '냄새라는 이색적인 소재하였으며 후각에 천재적인 능력을 가진 주인공 그루누이가 향기로 세계를 지배하게 되는 과정이 독자들의 흥미를 자극했던 모양이다. 1700년대 파리의 악취 문제의 해결책으로 '향수'가 대안으로 떠오르면서 향수산업이 발전하게 되었는데 작가 쥐스킨트는 여기에 상상력과 위트를 이끌어 '향수'를 주제로 한 성공적인 작품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



코끝으로 느껴지는 아름다운 문장력!


"그것은 정말이지 천국의 향기 같아서 갑자기 발디니의 눈에 눈물이 핑 돌았다. 시험해 볼 필요가 없었다. 그는 그냥 작업대 위에 놓인 플라스크 앞에 서서 숨을 들이 쉬었다. 대단한 향수였다. <사랑과 영혼>이 한 대의 바이올린에 의한 고독한 연주라면 이것은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연주와 비교할만했다. 아니 그 이상이었다. 눈을 감은 발디니의 마음속에서 가장 아름다운 추억들이 떠올랐다. … … 여기 이 향수는 사람들이 지금까지 알던 그런 향수가 아니었다. 향수를 더 좋게 마든 향수나 방향제, 화장실용 탈취제 정도가 아니었다. 이것은 하나의 완전한 세상, 풍요로운 마법의 냄새를 만들어낼 수 있는 전혀 새로운 향수 였다. 이 향수 냄새를 맡으면 누구나 순식간에 주변의 구역질 나는 일들을 모두 잊어버리고 풍요롭게 자유롭고 즐겁고 … …"


작가 쥐스킨트는 후각에 탁월한 재능을 보이는 그루누이를 표현하고자 모든 객체들을 후각화시키는데 상당한 심열을 기울인 것으로 보인다. 그루누이의 천재성에 독자들의 공감과 환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소설 속에 등장하는 조연들은 하나 같이 주인공의 재능에 감탄을 하고 작가는 이 감탄의 정도를 극대화하고자 뛰여난 표현력과 문장력을 보여주었다. 책을 읽는 내내 아름다움과 신비로움이 필자에게 그대로 전해지며 쉽게 몰입할 수 있었다.






괴기하고도 잔인한 행동에 대한 미화!


주인공은 향수를 통해 자신의 욕망을 펼쳐나간다. 향수를 만드는 목적은 순수한 세계 정복에 대한 욕구이며 이는 자신의 성 및 공격적인 본능, 즉 철저한 무의식적인 욕망을 실현하며 섬뜻하고 잔인하게 시민들을 죽음으로 몰아간다. 작가는 천재적 후각을 재해석하여 주인공 그루누이가 냄새를 통해 사람들의 위치를 철저하게 파악해나가며 도시경찰의 포위망을 파헤쳐 나가기도 하고 맹수들 마냥 자신의 표적을 향해 사냥을 해나간다. 그러나 이러한 행동에 대해 주인공이 제약받는 부분은 없다. 우리는 선과 악에 있어 악에게 주는 처벌과 심판을 통해 선의 중요성을 부각하고 규칙과 규율에 적응하며 살아간다. 대부분의 도서들은 이러한 패러다임에 짜여져 있고 우리들은 여기에 익숙해져 있다. 그러한 탓에 독자들은 그루누이의 처벌의 시발점이 언제 시작 될 것인지, 어떻게 진행 될 것인지 기대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작가는 그루누이의 재능을 과대시 한 나머지 불사신이 되기도 하고 거대한 영웅이 되어 버려 그의 악행은 점점 미화되어 간다.







이해하기 난해한 작가의 메시지!


책을 읽고 난 뒤 우리는 작은 교훈이나 깨우침을 얻는다.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에서는 주인공 에밀 싱클레어를 통해 자기 탐구를 거쳐 삶의 근원적인 힘을 깨닫게 되고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에서는 세계 1차 대전 직 후 미국의 경제 성장의 그늘에서 독버섯 처럼 자라는 도덕적 타락과 방향 감각을 상실한 젊은이들의 가치관과 삶의 방식을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책의 가장 큰 아쉬움은 우리에게 철학적 의미를 주는 데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살인사건과 향수 제조 과정에서 느끼는 사실감과 섬세한 묘사는 아름다움을 주었고 그루누이의 천재성은 소설의 재미는 주지만 작가는 그 이상의 가치를 독자들에게 주지 못했다. 억지로나마 이 소설이 주는 의미를 찾아본다면 프로이트의 애착이론에 근거하여 주인공이 어린 시절부터 가족과 사회로부터 버림을 받아 불우하고 외면당하는 어린 시절을 보내고, 자신의 꿈을 펼칠 기회를 박탈 당할 때에 인간은 사회적 괴물로 길러질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사회적 안전망에서 벗어나 가난과 고통에 몸부림 치는 아이들을 돌보아 건강한 사회구성원으로서 적응 할 수 있도록 조력해야 한다는 것! 이것이 작가가 그루누이를 통해서 우리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메시지였을까.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향수와 후각에 대한 재조명이다. 인간의 후각이 동물 이상으로 발달되었을 때 전개 될 사건의 재미는 우리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또한, 소설에 등장하는 17세기의 생활 상과 당시 시민들이 가지는 의식의 구조는 소설을 더욱 몰입 할 수 있게 돕는다. 시간이 된다면 한 번쯤 읽어보기에 적절한 책으로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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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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