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치앙마이 커피숍 'ROXPRESSO'

2017.08.20 22:36

태국 여행 중 가본 커피숍 중 가장 멋진 곳을 꼽으라고 한다면 바로 'ROXPRESSO' 일 것이다. 분쇄된 커피향에게서 감미로운 향이 코끝을 자극하는데 그 밀도 높은 묵직한 커피향을 시간이 지난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어쩌면 그날의 날씨, 분위기, 전체적인 카페 분위기와 최상의 원두로 잘 내려진 커피가 복합적으로 어우러졌을 것이다. 어찌 됐든 한 잔의 커피와 분위기에 감격해 본 적은 그날 이후로 아직까지 없다. 

베드남민 호텔  정문에서 시내방향으로 100m 쯤 걸어나오면 조그마한 호텔이 보이는 사거리가 나온다. 다시 왼쪽으로 방향을 꺾어 50m를 가다보면 근 처 외국인들이 자주 갈법한 차분하고 세련된 커피숍이 둔턱 위에 자리잡고 있다. 이 곳은 꽤 잘산다는 현지인들과 외국인들이 거주하는 곳이라 가격이 조금 나간다는 것이란 걸 쉽게 알 수 있다. 

이 날은 커피가 정말로 끌리는 날이었다. 특히나 비가 오는 날이라 꼭 입에 맞을 것 같았고 감각적이고 감성적인 공간에 머물고 싶었다. 내가 커피에 빠진 것도 별 것도 아닌 것 같은 그 공간 속 분위기였다. 커피가 끌릴 만한 분위기를 찾다보니 '커피'를 마시게 되었고 그 수 많은 '향' 중 내 것을 찾는 과정에서 강렬한 매력을 느낀 것이다. 이 곳을 찾아오게 된 것도 이러한 인연에서다.  카페의 매력은 향이 짙다는 것이다. 특히 케냐 aa, 탄자니아 같은 허브처럼 강렬한 향처럼... 그날 볶아서, 그날 분쇄돼어 나는 향일 수도 있지만 한땀한땀 만들어내는 만들어가는 정성에 베어 그윽한 향까지 더해진 것이다.

오전 10시, 처음 갔을 때 넓지 않은 카페 안에는 2명의 바리스타와 신혼부부로 보이는 커플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천장 구석에는 얼마전에 구입한 것 같은 음향기기가 자리 잡고 있고 손님이 나누는 대화가 음악이 바뀌는 중간의 틈을 채워넣고 있다. 바리스타 앞에 앉은 그들은 영어가 미숙했는데 바리스타가 언제 왔는지, 어디서 왔는지 묻는 질문에도 얼머부리며 시선을 피한다. 눈치를 챈 바리스타는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선지 저만치 떨어져 설겆이를 한다. 이 곳에 들어설 때 내가 5분간 탐색한 분위기이다. 바리스타 한명이 나에게 말을 걸었다. "매뉴를 고르시고 이름을 알려주시면 바로 만들어들이겠습니다." 나는 상냥한 말투에 존중하며 "한국에서는 주로 케냐를 마시는 편인데 비슷한 향으로 주세요." 라고 답하자 케냐가 없지만 가장 잘나가는 커피원두를 대신 추천해주었다. 

내 이름이 적힌 네임카드와 에스프레소, 얼음, 플라스틱 잔 그리고 데코레이션을 위한 야생초가 나왔다. 향이 참 좋았다. 아프리카 특유의 달달한 향. 신맛. 진한 맛이 났다. 그래도 맛있게 한 잔을 비웠다. 나의 옷에는 감미로운 커피향이 묻어져 나왔다. 잠시 테이블에 앉아 바리스타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그는 23살이고 대학교 학비를 위해 이 곳에서 5개월 째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고 한다. 커피에 대한 관심과 영어를 그럭저럭 구사할 줄 알아 쉽게 채용될 수 있었다는 것을 자랑스러워했다. 이 곳을 찾아오는 사람들은 대부분 외국인이라 인심이 좋고 근무환경도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로 현지에서는 좋은 편이라고 아주 만족해했다. 그의 표정에서 왠지 모를 안식과 행복이 전해졌다. 

장마철이 시작되면서 'ROXPRESSO' cafe가 자주 생각나는 요즘이다.  세련된 테이블, 멋쩍은 드립도구, 진하게 우려나오는 수제커피.. 평범한 이방인에게 조차 대화의 시간을 내어준 바리스타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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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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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하는 것 중에서 빼버릴 것은 하나도 없으며, 없어도 되는 것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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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08.31 10:03 신고

    태국은 봉사활동으로 한번 가보고 여행으론 못 가봤었는데 ROXPRESSO 외관만 보면 강남 어딘가에 있는 커피숍인 줄 알았네요..ㅋㅋ
    여행지에서 잊지 못할 곳을 만나는 것 오래오래 보관되는 추억이죠. 치앙마이가 요즘 한국 배낭여행객들에게 핫한 곳이라 들었는데 더욱 더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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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08.31 10:58 신고

      저도 태국 치앙마이에 가서 놀랐던 점은 집과 상가건물이 비교적 말끔하고 위생적이았다는 점입니다. 치앙마이는 신도시와 구도시로 나뉘는데. 제가 지냈던 곳은 대부분 외국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신도시었어요. 그러다보니 레스토랑, 커피숍, 햄버거가게들이 서울과 별반 다를게 없어보였죠. 치앙마이는 한 번쯤 가볼만한 곳 같아요. 필리핀 세부에 1년 정도 거주했었는데 거기에 비하면 살기 꽤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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